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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알기에…” 80대女, 전재산 이웃에 기부

입력 | 2024-01-15 03:00:00

집-자산 등 4억2000만원 기부 약정
마포구 “복지사각지대 해결에 사용”




한 80세 노인이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 재산 4억2000만 원을 내놓았다.

14일 서울 마포구는 주민 변문희 씨(80)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고프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마포복지재단에 전 재산인 집과 금융 자산의 기부를 약정했다고 밝혔다. 마포구와 마포복지재단은 12일 오후 유산 기부식 행사를 열고 변 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변 씨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에 대한 한이 컸다고 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늘 배고프고 원하는 만큼 공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고 이웃 중 그런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충북 제천시에서 태어난 변 씨는 다섯 살이 되던 1948년에 큰 수해를 입었다. 이후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변 씨는 17세의 나이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상경했다고 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상경해 다양한 일을 하다가 30대 중반 고향으로 돌아가 파 농사를 지으며 돈을 모았다고 한다”며 “50대 초반부터는 마포구로 이사해 성산동에 거주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변 씨는 결혼 5년 차에 남편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슬하에 자녀는 없다.

변 씨의 유산은 마포복지재단을 통해 마포구 관내 75세 이상 1인 가구에 주 6회 끼니를 제공하는 ‘효도밥상’ 사업 등 주민을 위한 복지 사업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기부자 역시 주민 복지 사업 이용 대상자였다”며 “기부하신 유산이 복지 사각지대 해결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