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오프라인 통합효과 노리며 2021년부터 약 20개 기업에 6조 투자 인수社 부진에 3사 주가 큰폭 하락 “사업 다각화 쫓겨 성급한 투자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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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GS리테일, 롯데쇼핑 등 유통 3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수합병(M&A)에 6조 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20곳 가까운 기업에 6조 원 이상 투자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GS, 롯데 등은 2021년 이후 유통 분야에서 총 6조 원 이상, 20곳 가까운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 위주로 유통 시장이 재편되는 움직임이 보이자 서둘러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저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았던 것도 유통업체들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유통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M&A에 나섰던 이마트는 2021년 온라인 쇼핑몰 G마켓(3조4000억 원)을 비롯해 같은 해 패션 플랫폼업체 더블유컨셉코리아(2600억 원)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강화에 힘썼다. 이 외에 프로야구단 SSG랜더스(1300억 원), 미국 와이너리인 셰이퍼 빈야드(3000억 원), 스타벅스 본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4700억 원) 등을 사들이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의 시너지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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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너지 부족, 성급한 투자결정이 패착
유통업체들의 M&A 성적표는 현재까지 낙제점에 가깝다. 이마트는 인수한 회사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2분기(4∼6월) 2019년 이후 3년 만에 분기별 영업 적자를 냈다.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이마트의 종가는 7만3200원으로 연초 대비 22.79% 하락했다.
GS나 롯데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GS가 큰맘 먹고 인수한 요기요는 지난해 1000억 원대 적자를 낸 데 이어 시장 점유율마저 하락하고 있다. 롯데가 투자한 한샘 역시 인수가 대비 주가가 4분의 1까지 폭락했다. GS리테일과 롯데쇼핑의 이날 주가는 각각 2만3650원, 7만7700원으로 올 초 대비 14% 이상 하락했다.
IB 업계에서는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투자가 경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G마켓의 유료회원 통합 멤버십을 신설하거나, 새벽·휴일배송 진출 등을 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IB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류망 단일화 등 다수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단순한 접근 방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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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리하게 신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개별 회사의 장단점을 살펴서 사업 구조 재편의 방향성을 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