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초선·장관·수석도 희생 필요…당정관계 변화 필요”

"김기현·장제원, 당 변화 단초…과감한 혁신·변화 있어야"
"비대위원장, 당정 관계 변화가 전제돼야…존재감 필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중진 의원들을 비롯해 초선 의원들,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장관들과 대통령실 수석들도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이재영(강동을)·이승환(중랑을)·김재섭(도봉갑) 당협위원장 합동 북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모두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중진 의원들의 헌신도 필요하지만 초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에 장관이나 (대통령실) 수석, 정부 요직을 거친 분들의 지역구 쇼핑 이야기는 본인들에게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장관과 수석을 한 분들도 그런 부분에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경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서 위기를 초래한 중진과 ‘연판장’ 등을 돌리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던 초선 의원들을 비롯해 최근 총선 출마 지역을 물색하면서 ‘지역구 쇼핑’ 논란을 빚은 정부 인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주류 희생론’에 응답한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에 대해 “당의 변화나 혁신에 어떤 단초가 (됐다)”고 평가했다.

나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서울에서 6석을 확보한다는 판세 분석에 대해 “정말 현장에서 뛰는 모든 분들은 하루하루가 참 힘들다”며 “민심을 직접 부딪쳐 당이나 여권에서 현장을 생각한다면 과감한 혁신과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 요청이 오면 수락할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관련 설왕설래가 있는데, 어떤 분이 해도 좋겠지만 실제적으로 지금 여권의 정치 작동 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 비대위원장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스템과 당정 관계 변화가 전제돼야 비대위를 구성하든지 당의 지도체제를 구성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여권의 작동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비대위원장 스피커가 좀 커야 하지 않을까”라며 “한마디로 존재감이 있는 비대위원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동부벨트 당원협의회를 맡은 이재영(강동을)·이승환(중랑을)·김재섭(도봉갑) 당협위원장은 ‘86 운동권이 빼앗아간 서울의 봄: 이기적 정치’라는 제목의 합동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나 전 의원을 비롯해 권영세 의원, 정병국 전 의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권 의원은 “오늘 3명이 뭉쳐서 당도 바꾸고 국회도 바꾸기 위한 일종의 출정식”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사퇴해서 우리 당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우리 당을 어려움 속에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우리 정치가) 제대로 못했던 것은 패거리 정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 당에서 일어나는 일, 야당에서 벌어지는 일 모든 것들이 패거리에 원인이 있다”며 “우리가 변하면 야당도 변한다. 세 사람이 분명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나 전 의원도 “패거리 정치는 안 되지만 좋은 뜻을 같이하는 연대가 필요하다. 세 사람이 새로운 정치 변화의 구심점이 됐으면 한다”며 “뒷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탄탄히 해서 국민의힘 개혁의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