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폐쇄 등 공약으로 당선 1기 내각, 급진 예상 깨고 온건파로 여소야대 현실적 상황 감안한듯
중앙은행 폐쇄, 미국 달러화 도입, 정부 지출 40% 삭감 같은 급진 우파 자유주의 공약을 내세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54·사진)이 10일 취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나라를 180도 바꿀 듯한 정책을 앞세워 지난달 20일 당선됐지만 이후 행보는 ‘합리적 보수’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레이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넘어 ‘최소 정부’를 지향한 그답게 18개 정부 부처를 9개로 줄였다. 사회개발부, 노동사회보장부, 공공사업부, 환경부 등 과거 페론주의 정권에서 힘이 실리던 부처는 사라지고 그 기능은 대통령비서실이나 다른 부로 이관됐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첫 내각 경제 관련 장관을 중도 우파 진영에서 주로 등용했다. 대표적으로 루이스 카푸토 신임 경제장관, 산티아고 바우실리 중앙은행 총재 내정자가 꼽힌다. 이들은 대선 결선투표에서 밀레이 지지를 선언한 우파 성향 파트리시아 불리치 후보 측 인사로 모두 페소화 폐지, 달러화 도입에 비판적이다. 페소화를 폐지하는 대신 달러화를 법정 통화로 쓰자는 아이디어를 내 중앙은행 총재로 유력했던 에밀리오 오캄포 거시경제연구센터(CEMA) 교수는 기용되지 않았다. 후보 시절 경제 고문 일부도 자유전진당을 떠났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