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 감염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8일(현지시간) 연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CDC 보고서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치료약이 더 이상 효과가 없는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어 우크라이나에서 “해결해야 할 긴급한 위기”가 됐다고 썼다.
이 연구는 CDC, 우크라이나 공중보건센터(UPHC), 세계보건기구(WHO) 및 기타 기관의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우크라이나 공중보건센터의 연구원들은 2022년 11월과 12월에 세 개의 지역 병원에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된 353명의 환자 중 14%인 50명이 병원 체류와 관련된 감염이 있었고 이 중 30명 즉 60%가 광범위한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이 있는 유기체에 감염되었다.
이는 2016~17년 유럽연합(EU) 전역의 30만 명 이상의 병원 환자와 10만 명의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보고된 항생제 내성 비율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당시는 감염자 중 6.2%가 카바페넴에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가 지난 8월 발표한 별도의 보고서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부상당한 군인 1명에게서 약물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 6개가 한꺼번에 발견된 사례도 실렸다. 50대 중반의 이 남성은 외상성 부상과, 차량 화재로 인한 화상을 입었다.
WHO는 항생제 내성을 “세계 공중보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 중 하나”로 보고 있다. WHO는 2019년 전세계에서 항생제 내성이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물 내성 병원체가 생겨나는 주요 이유는 인간의 병 치료나 농업 부문 살충을 위해 항균제를 오남용하는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