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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동관 사표 수리… 탄핵 불발되자 野 “꼼수” 반발

입력 | 2023-12-01 19:25:00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경기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청사를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2023.12.0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3시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본회의에 두 차례 보고하고도 방통위원장 면직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되자 “탄핵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오늘부로 윤석열 정부와의 강렬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 처리 의사를 밝히면서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8월 25일 임명된 지 98일 만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결정은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로 최장 180일간 방통위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이를 막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후임 위원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서울고검장을 지낸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등 복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 전 사표가 수리되면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경기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01. 뉴시스

이 위원장은 전날 본인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자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면직 재가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야(巨野)의 압력에 떠밀리거나 정치적인 꼼수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된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의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국회를 무시하고 사퇴시키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2023.12.1/뉴스1

이날 본회의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은 전날 이 위원장 탄핵안과 함께 보고한 이정섭, 손준성 검사 탄핵안을 강행 처리했다. 현직검사 탄핵은 안동완 검사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다. 대검찰청은 “정치적 목적으로 검사를 또 탄핵소추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탄핵안 관련 국회 운영에 있어 중립성을 위반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며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