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등 영향 7개월만에 제자리 전국 아파트값은 23주만에 하락세 강남구 ―0.04%, 서초구도 ―0.02% “도심 공급 부족… 급락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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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30평대(전용면적 84㎡)는 11월 29일 13층이 13억 원에 팔렸다. 약 한 달 전인 10월 27일 비슷한 층수인 12층이 14억9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약 1억9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인근의 공인중개사 A 씨는 “고금리가 이어진 탓인지 최근 한 달간 매수 문의가 뚝 떨어졌다”며 “겨울방학 이사철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얼마나 거래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강남 집값은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전국 아파트값은 23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집값 하락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주택 인허가·착공·분양 등 3대 지표가 ‘트리플 약세’를 보이며 집값 상승 압력도 여전한 만큼 하락 폭이 가팔라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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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도 전주(0%) 대비 ―0.02%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송파(0.05%→0.01%)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는 전용면적 100㎡가 지난달 25일 3층이 20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10월 13일 6층이 21억3500만 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교해 1억 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수도권도 하락세(0.01%→―0.01%)로 접어들었다. 경기(0.02%→0%)는 상승세를 멈췄고, 인천(―0.05%→―0.07%)은 하락 폭이 커졌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자이푸르지오’의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27일 7억250만 원에 거래됐다. 10월 18일(9억 원)보다 2억 원가량 낮아졌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논현파크포레’도 지난달 21일 3억4000만 원에 거래돼 같은 달 11일(4억2000만 원)보다 8000만 원 낮아졌다. 인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 씨는 “급매물이 거래되며 하락 거래가 종종 이뤄진다”며 “수요자들도 급하게 매수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주택 인허가·착공·분양 등 3대 공급 지표가 모두 떨어지면서 시장이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10월 누적 인허가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과 분양 물량도 각각 57.2%와 36.5%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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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높아 매수세가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서울 도심 등은 공급이 부족하고 마음이 급한 급매물이 올 초 이미 소진돼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