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유대인에 아이 포함 8명 사망 이스라엘軍 공격에도 190명 숨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지난달 7일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한 달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전쟁 후 서안지구 내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고 집을 빼앗는 일이 대폭 늘었다고 현지 매체 하아레츠 등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른 인명 피해가 늘어나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가 가자지구에 이은 ‘또 다른 시한 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유엔 등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한 달간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유대인의 공격은 최소 222건에 이른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8명이 숨졌다. 또 9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살던 집을 버리고 피란을 갔다. 한 소식통은 “남부 헤브론 등에서는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민가에 들어가 자유롭게 물건을 부수고 불태운다”고 하아레츠에 전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곳곳에 국제법상 불법인 유대인 정착촌을 속속 건설하고 있다. 이미 건설된 정착촌 132곳에 곧 정착촌으로 바뀔 전초 기지 147곳까지 포함하면 무려 279곳의 정착촌이 존재한다. 이곳에 사는 유대인만 약 70만 명으로 서안지구 주민(약 390만 명)의 18%에 달한다.
하마스 또한 서안지구에서 PA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또한 당시 하마스가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소년 3명을 납치하고 살해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미성년자의 사망에 이스라엘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하마스와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어졌다.
최근 PA는 이번 전쟁 발발 후 서안지구에 숨어든 하마스 대원을 체포하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수색 및 공격으로도 최소 19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지고 25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