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모델 셰린 우, 패션쇼 사진 변조 폭로 "마이클 코스텔로가 내 얼굴 백인으로 바꿔" "포토샵, 이미 패션계에서는 만연했던 일" "패션계, AI의 윤리적 이용에 대한 문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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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물 이미지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다르게 변형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사진이나 영상에 특정인의 얼굴을 합성해내는 ‘딥페이크’ 기술이 음란물 등에 적용돼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아시아계 모델이 자신의 런웨이 사진이 백인의 얼굴로 바뀌었다고 분노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AI 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이 인격권 침해나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꼽힌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대만계 미국인 모델 셰린 우(Shereen Wu·21)는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스텔로가 AI 기술로 자신의 사진을 변조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틱톡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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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네티즌들은 ‘인종 차별’을 언급하며 코스텔로를 비판했다.
코스텔로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는 AI를 이용해 우의 모습을 변조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해당 사진은 팬들이 보내준 ‘팬아트’라고 주장했다.
우는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지 않은 프리랜서 모델이다. 그는 패션쇼에 섰음에도 아직 보수를 받지 못한 사실도 공개했다.
우는 “나는 사진이 노출됨에 따라 모델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사진이 편집되고 내 머리가 잘리면서 모델료를 받지 못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미용사, 사진작가도 그랬다. 이점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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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의 얼굴이 백인으로 바뀌어 있는 사진의 출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포토샵을 이용해 패션 모델들의 사진을 변조하는 관행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일부 모델들은 오래 전부터 자신의 모습이 실제보다 훨씬 수척하게 바뀌는 것에 불만을 가져 왔다. 2009년에는 모델 필리파 해밀턴이 자신의 엉덩이를 머리 크기로 축소한 랄프로렌 브랜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제 패션계가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비영리단체 모델 동맹(Model Alliance)의 설립자인 세라 지프는 “우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모델들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조작되거나, 그들의 동의와 보상 없이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을 관찰했다”며 “우가 이번에 겪은 사례는 모델들의 노동 보호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수많은 예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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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