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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사고 병장 걷게 한 군의관, 이번엔 다리 절단 위기 민간인 구했다

입력 | 2023-10-18 16:55:00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8일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외상센터 의료진을 격려했다. 왼쪽부터 문기호 중령, 신 장관, 정성엽 중령, 노현석 소령. 국방부 제공


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을 절단할 위기에 놓인 육군 병장을 다시 걷게 한 군의관이 이번엔 다리를 절단할 뻔한 민간인을 구했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 제2진료과장인 문기호 중령은 최근 중상을 입고 후송된 강모 씨에 대한 응급 수술을 집도했다. 국군외상센터는 지난해 말 경기소방본부와 협약을 맺고 권역 내 민간인 응급 외상환자의 후송과 치료도 맡고 있다.

강 씨는 지난 12일 낮 12시 15분경 경기 성남의 모란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의 피해자다. 1톤 트럭 한 대가 모란시장의 한 건강원을 들이받으면서 트럭 운전자와 강 씨 등 보행자 7명이 다쳤다.

강 씨는 이 사고로 왼쪽 다리 대퇴부 동맥과 정맥이 완전히 파열돼 적시에 수술하지 못하면 다리 전체를 절단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문 중령과 정성엽 중령, 노현석 소령 등 군 의료진은 수액줄로 파열된 혈관을 잇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 강 씨의 다리를 지켰다.

수액줄을 활용한 수술법은 문 중령이 2019년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지난 6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는 “스위스 학회에 공부하러 갔을 때 미군 군의관이 수액줄로 혈관을 이어 팔다리를 살리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8일 국군수도병원에서 표정호 육군 병장을 만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문 중령은 지난해 10월 임무 수행 중 지뢰 폭발 사고로 다친 표정호 병장의 발뒤꿈치 재건 수술을 17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끝마친 바 있다. 집중 치료와 재활을 통해 지난 4월부터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표 병장은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가볍게 뛰어 보이기도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문 중령을 비롯한 군 의료진에게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전우와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투철한 사명감으로 헌신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다친 전우들이 이곳에 오면 반드시 건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