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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돈이 되는 시대…정부, 민간 발사체 기업 육성

입력 | 2023-09-21 17:24:00

25일 전남 여수시 낭도에서 바라본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돼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2023.05.25. 뉴시스


‘451조 원.’

지난해 세계 민간 우주 산업의 시장 규모다. 이 중 발사 서비스 시장만 10조 원이 넘는다. 우주가 돈이 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며 세계 각국이 민간 발사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2, 3년이 발사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발사체 기업을 키우기 위해 모태펀드를 확충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년 우주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횟수는 146회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중 상업용 위성을 수송하기 위해 발사된 건 113회로, 전체의 79%를 차지한다. 위성통신이 차세대 통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향후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위성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발사체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연적으로 발사체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이노스페이스가 올해 3월 민간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 이노스페이스의 ‘한빛-TLV’는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 소형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올릴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우나스텔라 등도 초기 자금을 확보해 발사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다수 나라에서 전체 우주 분야 예산 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국방보다는 민간 부문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세계 우주 분야 정부 예산은 총 1073억 달러(143조6210억 원)로 이중 60%가 민간에 사용됐다.

민간 우주 시장이 초기 단계인 우주 신흥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해 화제가 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올해 4월 우주 민간 기업 활성화 내용을 담은 ‘인도 우주정책’을 발표했다. 민간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외국인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 정부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방위로 민간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21일 우주 분야 모태펀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국내 우주발사체 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2027년까지 약 500억 규모의 우주분야 모태펀드를 확대해 민간 우주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해 민간 발사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임무중심의 발사서비스 구매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민원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기업이 설계와 제작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발사를 위한 행정절차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우선 발사건별로 허가받던 것을 면허제도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행정 절차로 인해 발사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컨설팅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