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플랫폼 된 ‘프리즈 서울’ 각국 주요 미술관 관장 등 한자리에… 바쁜 일정속 조선 전시회 등 찾아 라시드 존슨 회화 13억에 팔리기도… 키아프 첫날 방문객 작년比 30% 늘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6일 개막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객들이 거고지언 갤러리 부스에 전시된 영국 작가 자데이 파도주티미의 2023년 작품 ‘잎새의 차용’을 관람하고 있다. 거고지언은 백남준의 ‘TV 붓다’도 출품했다. 20세기 이전 고미술을 전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대가들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뉴시스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개막일인 6일 전후로 해외 주요 미술인들이 서울로 몰렸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9일까지 열리는 프리즈 서울은 갤러리들이 작품을 판매하는 ‘미술장터’를 넘어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막 전부터 여러 갤러리들이 합동 디너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이고 샤넬,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등 해외 유명 브랜드도 앞다퉈 팝업 전시와 파티를 열었다. 프리즈 서울과 함께 6일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한 국내 최대 아트페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도 10일까지 열린다.
● 밀레부터 백남준까지
거고지언(가고시안), 하우저앤드워스 등 글로벌 갤러리 120여 곳이 참가한 페어장의 6일 사전 프리뷰 풍경은 비교적 차분했다. 최근 미술시장 침체로 갤러리들은 고가의 작품보다는 아시아 컬렉터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은 작품을 전시했다.
영국 스티븐 옹핀 갤러리 부스에 파블로 피카소의 종이 드로잉 작품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갤러리들이 공개한 첫날 판매 실적도 무난했다. 지난해 조지 콘도의 40억 달러 상당 회화 작품을 판매한 하우저앤드워스는 이날 라시드 존슨의 회화 ‘Seascape “Ship of Fools”’(약 13억 원), 콘도의 회화 ‘Internal Combustion’(약 10억 원) 등 13점이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페이스갤러리는 알렉산더 콜더의 1965년 조각을 판매했다. 작품 제목과 거래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호가는 200만 달러(약 26억 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컬렉터 A 씨는 “경기 불황으로 갤러리들이 판매액에 대한 기대를 접고 전속 작가를 소개한다는 느낌이었다”며 “올해는 프리즈 자체보다 팝업 전시나 국내 갤러리들이 신경 쓴 전시와 이벤트가 좋았다”고 말했다.
● 세계 미술 VIP들 서울로
미술계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후원회, 미국 뉴욕 디아미술재단 디렉터,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후원회, 애스펀미술관 후원회, 중국 UCCA 현대미술센터 관장 등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해외 미술인들은 아트페어는 물론이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김범 강서경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김환기 회고전이 열리는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전시 ‘체크포인트’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