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이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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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에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조선(33)이 첫 재판에서 피해자들을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는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선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조선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 자체를 한 것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들을 살해하려 한 고의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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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누군가) 본인을 미행한다는 피해망상 등을 겪어 그들을 닮은 듯한 남성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변호인은 “경위를 떠나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고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는 모두 자백하고 반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조선에게 직접 사건과 관련해 밝힐 의견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얼굴을 감싸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피해자들 유족과 직간접적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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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범행 당일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한 뒤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치고 신림동까지 재차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해 12월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조선이 가족관계 붕괴와 구직 실패 등 반복된 좌절로 열등감을 겪으면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로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