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5이닝 7탈삼진 무자책 시즌 2승 ‘아리랑 커브’로 결정적 장면마다 삼진쇼 감독 “절묘”… 구단은 한글로 “폼 미쳤다” 본인도 “오늘 커브 100점 만점에 100점”
토론토 구단은 21일 공식 트위터에 류현진의 투구 사진과 탈삼진 영상을 올리며 영어로 ‘몬스터 마스터 클래스’, 한국어로는 ‘류현진 폼 미쳤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폼 미쳤다’는 인터넷 유행어로 ‘기량에 물이 올랐다’는 뜻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류현진은 이날 △빠른 공 38개 △체인지업 18개 △커브 16개 △커터 11개 등 총 83개 공을 던졌다. 투구 수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7점 차이로 앞서고 있어 토론토 코칭스태프는 서둘러 불펜진을 가동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호투 비결로 ‘제구력’을 꼽으면서 “커브가 특히 좋았다. 체인지업과 섞어 쓴 타이밍도 절묘했다. 정말, 정말 잘 던졌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블루 몬스터’ 류현진(토론토)이 21일 신시내티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고 2실점(비자책)을 기록한 류현진은 10-3 승리를 이끌며 선발 2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이 삼진을 7개 이상 잡은 건 2021년 10월 4일 볼티모어전(7개) 이후 22개월 만이다. 신시내티=AP 뉴시스
류현진도 경기 후 ‘오늘 커브에 몇 점을 주고 싶나’라는 질문을 받자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며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슬로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커브는 평균 32cm가 떨어졌다. ‘슬로 커브 명장’으로 손꼽히는 클레이턴 커쇼(35·LA 다저스)의 커브 낙폭이 25cm 정도다. 류현진이 말 그대로 ‘폭포수 커브’를 던진 셈이다.
MLB에서 통산 355승(227패)을 거둔 그레그 매덕스(57)는 “위대한 투수를 만드는 건 팔이 아니라 두 귀 사이에 있는 ‘두뇌’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신시내티 선발 투수 헌터 그린(24)은 최고 시속 161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던졌지만 3이닝 9실점(8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의 다음번 ‘두뇌 피칭 쇼’ 무대는 27일 클리블랜드전이 될 예정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