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군부 쿠데타로 구금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이 “쿠데타가 성공하면 전 세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줌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바줌 대통령은 “나는 인질로 잡혀 있는 상태로 이 글을 쓴다”고 운을 떼며 “니제르는 군부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나는 불법적으로 수감된 수백명의 시민 중 한명이다”고 말했다.
바줌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2월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초로 평화적·민주적 절차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니제르는 독립 이래 네 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겪었다.
니제르 주변의 사헬 지역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쿠데타 벨트’라는 악명을 떨쳤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영향력 확대로 이 지역의 불안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였다.
바줌 대통령은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흔들리는 사헬 지역의 보루 역할을 하는 친(親)서방 지도자로 꼽혔다. 하지만 결국 그도 지난달 26일 군부에 의해 구금되면서 쿠데타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바줌 대통령은 “사헬 지역에서 니제르는 일부 이웃 국가의 권위주의적 움직임 속에서 인권 존중의 최후의 보루다”며 “사헬 지역 전체가 우크라이나에서 잔인한 테러를 저지른 바그너그룹을 통해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달 30일 니제르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고 신군부 세력에게 헌정질서를 1주일 내로 바로잡지 않는다면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니제르 군부는 “니제르에 그 어떠한 개입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마찬가지로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인접국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그들에게 선전포고가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