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안장식 중 채 상병 부모가 아들의 유골함을 안고 있다. 2023.7.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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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부모가 최근 해병대 측의 사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는 문제를 놓고 불거진 국방부 등 군 당국 내부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채 상병 부모는 4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채 상병) 유족은 누굴 특정해 처벌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수근이도 함께한 전우들이 처벌되는 건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 상병 부모는 “단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고 확실히 실행해 세월이 지나 지휘관이 바뀌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은 인간이 겪어서는 안 되는 고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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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채 상병 사고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이달 2일 관련 기록을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을 이유로 보직 해임되면서 군 안팎에선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의 사고 조사 기록에 적시된 혐의 등이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찰로 이첩하는 시기를 늦추라고 지시했는데도 수사단장이 응하지 않았다”며 이를 “중대한 군기위반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에 부대 지휘계통 등 관계자들의 혐의가 적시된 데 대해 군 당국이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 이첩을 늦추려다 결국 이번 항명 및 보직 해임 사태로까지 이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채 상병 부모 또한 “해병대 수사단에서 지난주 금요일(7월28일)에 자체 조사결과를 설명해주고, ‘곧 경찰로 이첩한다’고 해서 우리 유족은 해병대 조사결과를 신뢰하고 이후 진행되는 경찰수사를 담담히 기다리기로 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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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단은 당초 지난달 31일 채 상병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언론과 국회에 알릴 계획이었으나, “추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방부의 의견에 따라 취소했다. 해병대 수사단에 사고 조사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토록 지시했던 것과 같은 이유다.
이와 관련 채 상병 부모는 “우리 유족은 국방부와 해병대 간의 문제가 사고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 의지와 무관하기를 소망한다”며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수근이 같은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채 상병 부모는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의 발전을 응원하며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