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외교부 제공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에서 10년 간 외교부장으로 활동했던 왕 위원은 작년 말 친강(秦剛) 부장에게 직을 물려준 뒤 외교 분야 최고위직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아 그간 중국의 ‘외교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 친 부장을 면직하고 왕 위원을 외교부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친 부장은 최근 한 달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면서 건강 이상 등 각종 ‘설’(說)에 휩싸였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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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왕 위원은 이달 초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IFTC)’ 참석 당시 한중일 3국 간 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 교류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한중관계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으로 경색 국면이 심화되던 상황이었다.
왕 위원은 이후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서도 ‘한중일 정상회의·외교장관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왕 위원은 같은 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도 한중일 3국 고위급(차관)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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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왕 위원이 작년 말 방한을 추진하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및 외교부장 교체로 ‘불발’됐던 점을 고려할 때 왕 위원의 방한 및 한중외교장관회담 개최가 재추진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왕 위원은 작년 8월 칭다오에서 열린 박 장관과의 한중외교장관회담 땐 “자장면을 먹으러 한국을 가겠다”고 말했고, 이에 박 장관도 “한국을 방문하면 나와 같이 북한산 등산도 하고 제일 맛있는 자장면을 함께 먹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왕 위원은 박 장관과 친분이 있는 만큼 그의 외교부장 재선임은 한중 간 외교적 소통이나 고위급 회담 등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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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