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닭이 73만8800마리나 폐사하면서 닭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2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닭고기 1kg의 가격은 6356원으로 전년(5689원)보다 11.7%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닭고기. 2023.7.20/뉴스1 ⓒ News1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기존 3.2%에서 3.5%로 0.3%포인트 상향했다. ADB는 에너지·식품가격이 안정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안정세에 힘입어 지난 6월 2.7%로 2%대로 돌아왔지만,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 지수는 4.1%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집중 호우가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산물 가격 인상이 도화선이 돼 외식과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정부의 물가 전망은 더욱 현실과 멀어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20일 동안 여의도 면적 118배의 농경지 약 3만4583ha가 침수나 낙과 피해를 입었다. 닭과 돼지 등 가축 피해도 82만5000마리에 달한다.
이 여파로 시금치는 장마 전인 한 달 전과 비교해 2.5배, 적상추는 3배 가격이 올랐고, 닭 가격도 지난달 1kg당 3908원이던 도매 가격이 4279원으로 뛰어올랐다.
국제 식량 상황도 밝지 못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던 국제 곡물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돼 있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최대 곡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거점인 오데사 항을 공격하면서 밀, 콩(대두) 등 곡물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7.19/뉴스1 ⓒ News1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유엔(UN) 등의 중재로 곡물협정을 맺어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해외로 밀·옥수수 등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 곡물가가 안정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반기 교통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인상 영향도 악재다. 서울시는 8월 12일부터 버스요금을 300원 인상하고, 10월7일부터 지하철 요금도 150원 인상할 예정이다. 전기와 가스요금도 오르면 또다시 전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