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3주를 진단받은 여교사의 상태. JTBC News 유튜브 캡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3주를 진단받은 교사의 남편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며 가해 학생과 부모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9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 아내가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여교사의 남편이라고 소개하고 “올해 반에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아이가 한 명 있다고 했다”며 평소 아내에게 전해 들은 가해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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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더 황당한 건 부모에게 전화했지만, 미안하다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 없었다”며 “우리 애가 소리에 민감하다. 혹시 싸움을 말리려다 그런 건 아니냐는 둥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다”고 했다.
A 씨 아내는 그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병가를 내라는 A 씨의 권유에도 아내는 “아직 3월이고 예쁜 아이들도 많다”며 학생들에게 정성을 쏟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가해 학생의 폭행과 폭언은 계속됐다고 한다.
A씨는 “그 녀석은 계속 친구를 때리고, 제 아내에게 개XX, 인성XXX라며 욕하고 어떤 날은 기분이 나쁘면 아동학대다, 또 기분이 나쁘게 하면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아내가 심하게 다친 건 지난달 30일에 발생한 폭행사건 때문이었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아내에게 전화가 왔고 한참을 울다가 그 녀석에게 맞았다고 했다”며 “급하게 연차를 쓰고 아내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코피가 나고 부은 얼굴, 얼굴과 팔다리의 멍, 찢어진 입안, 반깁스를 한 손. 머리와 왼쪽 목,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아내는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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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아내는 그 상황에서도 요새는 소리 지르면 ‘정서적 학대’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소리도 못 지르고 머리만 감싼 채 참았다고 한다”며 “요새 교사들의 현실이 다 이런 건지 한숨이 나서 화도 못 냈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3주를 진단받은 여교사의 상태. JTBC News 유튜브 캡처
사건 이후 A 씨 아내는 남편의 손길에도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A 씨는 “아내가 저인 걸 알지만 손이 닿으면 맞을 때의 느낌이 떠오른다고 하더라”며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연신 미안해하는 아내를 저는 안아줄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차별해서 그랬다’며 끝까지 제 아내 탓을 하는 그 집 부모에게 너무 화가 난다”며 “법 앞에서 그 부모와 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가해 학생 측은 “(아이가)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고 경계선 지능에 해당한다”며 “(아이에게)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했는데 교사가 아이를 차별하고 혼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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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방문하고 교권보호위원회에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피해교원을 즉시 분리하고 피해교원에 대한 심리상담과 상해치료비 그리고 소송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