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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간 尹, 젤렌스키 만나 “올해 더 큰 규모 군수물자 지원”

입력 | 2023-07-17 03:00:00

[尹대통령 우크라 방문]
韓대통령 첫 파병지 아닌 전장 방문
우크라 안보-인도-재건 지원 포괄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 밝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 시간)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군수물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산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규정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천명했다. 한국 대통령이 국군 파병지가 아닌 전쟁국 수도와 전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2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이어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넘으며 러시아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저지하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한 것. 하지만 국내 비 피해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윤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을 마주한 채 17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진행된 정상 공동 발표에서 그는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 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 당국이 이미 배정해 둔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尹 “우크라에 1900억원 인도적 지원”… 중장기 방산협력 구상


尹-젤렌스키, 우크라서 정상회담
‘평화연대 이니셔티브’ 공동추진 등
우크라 전후 재건 협력 확대 약속
尹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연대”

민가 폭격 현장 방문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건희 여사(왼쪽에서 네 번째)가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이르핀의 민가 폭격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저는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언론 발표에서 “한국은 지난해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일컫는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에도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안보-인도-재건 분야에서 각각 3개 지원을 포괄하는 9개 패키지의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적극 참여한 뒤 총규모 2000조 원대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 “재정 통해 우크라 전쟁 수행 능력 지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안보 협력과 관련해 “군수물자 지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위산업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1차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방산과 공급망, 기본 인프라, 자동차, 차세대 배터리, 통신, 디지털 분야까지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우크라이나가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젤렌스키, 2차전지 등 韓 기업 직접투자 요청”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놓은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 전기차 생산, 금속 제련 분야까지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 협력을 추진하고, ‘윤석열 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했다. 직접 전쟁터까지 방문했으니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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