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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대신 청혼 반지 받은 장애인 女골퍼

입력 | 2023-07-14 03:00:00

장애인 US오픈 참가한 코크
경기 끝낸 마지막 홀 그린서
캐디이자 남친 프러포즈 받아
“우리는 서로 사랑… 영원히 함께”




이날 코크가 자신의 마지막 홀(9번홀) 플레이를 마친 뒤 화이트로부터 프러포즈 받는 모습. USGA 트위터 영상 캡처

왼쪽 다리에 의족을 단 켈시 코크(31)가 마지막 홀(9번홀) 퍼트를 넣고 함께 경기를 펼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캐디 조시 화이트가 갑자기 그린 위에 무릎을 꿇었다. 코크의 캐디이자 남자친구인 화이트는 주머니에서 프러포즈 반지를 꺼내 코크에게 내밀었다. 감격에 겨워한 코크는 화이트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포옹했다. 코크는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프러포즈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코크 커플의 러브스토리가 1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끝난 US어댑티브오픈(장애인US오픈)을 장식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각종 장애를 가진 골퍼들이 참가한다. 지난해 창설돼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는 남녀 장애인 골퍼 96명이 출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US어댑티브오픈에 나선 코크는 다리 지체장애 선수다. 왼쪽 정강이뼈 없이 태어난 코크는 생후 11개월에 다리를 절제해야 했다. 코크는 어려서부터 골프, 요가 등을 하며 삶의 위안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는 골프가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코크는 2014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그랑블랑에서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1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에서 열린 US어댑티브오픈(장애인US오픈)에 출전한 켈시 코크(오른쪽)가 캐디이자 남자친구인 조시 화이트(왼쪽)의 청혼을 승낙한 뒤 서로 기대어 미소짓고 있다. USGA 트위터 영상 캡처

2년 사귄 남자친구 캐디가 함께했지만 대회는 쉽지 않았다. 총 3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코크는 최종합계 91오버파 307타를 치며 여자부 참가자 21명 중 20등을 했다. 하지만 코크는 남자친구를 껴안으며 “이번 주 골프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USGA도 트위터에 프러포즈 영상을 올리며 “코크는 트로피는 없지만 반지를 낀 채 골프장을 떠났다”고 소개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