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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어준 건 형사님 뿐”…소년원에서 날아온 편지

입력 | 2023-07-12 11:43:00

임 경사 "소년범은 재범 방지가 제일 중요"




최근 제주서부경찰서에 편지 한 통이 날라왔다. 발신인은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군으로 자신을 응원해준 경찰에게 감사한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지난 10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최근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근무하는 임준일 경사 앞으로 뜻밖의 손편지 한통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임 경사는 지난달 타 지역에서 촉탁 수사를 의뢰받고 A군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임 경사는 조사 과정에서 범죄 사실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생 선배로서 A군에게 다양한 진로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하며 A군을 격려했다.

임 경사는 당시 A군에게 범죄 사실만 묻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덩치가 큰 A군에게 “나도 운동 좋아한다. 벤치프레스 얼마나 치냐”며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공감대가 형성되자 A군은 금세 벽을 허물고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임 경사 역시 홀어머니 밑에서 크며 힘들게 입직했기 때문에 A군이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단 이야기를 듣고 더 마음이 쓰였다고 전했다.

임 경사는 인생 선배로서 A군에게 조언을 했다. “여기는 멈춰 있는 시간이다. 껄렁껄렁한 걸음걸이와 나쁜 친구 모두 이곳에 두고 나가라” 사건 조사는 20분 만에 끝났지만 임 경사가 A군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느라 대화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격려와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A군이 스포츠 지도에 관심이 있다며 진로 상담을 하자 임 경사는 그의 꿈을 응원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너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는 따끔한 한마디와 뭐든지 도전해보라며 격려했다.

따뜻한 관심은 A군의 마음을 움직였다. A군은 조사를 마치고 한 달 뒤 임 경사에게 손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편지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나가서 꼭 성공해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임 경사는 조선닷컴에 “범죄 사실도 중요하지만 소년범은 재범 방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A군이 자라온 환경이 나와 비슷하고 딸을 둔 아버지로서 아들 같은 마음에 잔소리가 좀 길어졌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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