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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언니 됐어요”… 에버랜드서 국내 첫 ‘쌍둥이’ 판다 태어나

입력 | 2023-07-11 12:37:00

7일 판다 자매 탄생…한중 판다 협력 연구 성과
국내 첫 쌍둥이 판다 자연 번식 성공 사례
건강 관리 집중…SNS 통해 성장 과정 소통




건강검진 받는 쌍둥이 아기 판다 자매. 왼쪽부터 첫째, 둘째. 에버랜드 제공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인언트 판다 아이바오가 이달 7일 쌍둥이 자매를 출산했다. 자연번식을 통해 판다가 쌍둥이를 낳은 국내 첫 사례다. 출산 직후 엄마 아이바오와 쌍둥이 판다. 왼쪽부터 첫째, 둘째. 에버랜드 제공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이하 판다)가 이달 7일 쌍둥이 자매를 출산했다. 자연번식을 통해 판다가 쌍둥이를 낳은 국내 첫 사례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2016년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엄마 아이바오(만 9세)와 아빠 러바오(만 10세) 사이에서 판다 암컷 2마리가 태어났다고 11일 밝혔다.

2020년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판다로 이름을 올린 암컷 ‘푸바오’는 3년 만에 쌍둥이 동생이 생겼다.




● 국내 첫 쌍둥이 판다

보통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수준이다. 최근 프랑스, 일본 등 다른 해외 동물원에서도 쌍둥이 판다가 태어났다. 2014년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세쌍둥이 판다가 태어난 사례도 있다.

이달 7일, 엄마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인 오전 4시 52분경 180g의 첫째를 낳았다. 1시간 40여 분 뒤인 6시 39분경 140g의 둘째도 출산했다. 197g으로 태어난 맏언니 푸바오보다는 조금 작은 체구다. 푸바오는 현재 98kg 정도 나간다.

아이바오는 최근 수면량이 많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임신 가능성을 보여 판다 월드 내실에서 따로 생활해왔다. 사육사와 수의사, 그리고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판다 전문가의 집중적인 보살핌을 받아 왔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산모와 쌍둥이 판다 모두 건강하다”라며 “아이바오가 한 번의 출산 경험이 있어 쌍둥이를 능숙하게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빠 판다 러바오. 에버랜드 제공





● 과학적인 분석 통해 짝짓기 확률 높여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이다. 보통 봄철 1~3일 정도에 불과해 임신이 어려운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단독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를 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보통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의 임신기간을 가진 후 7, 8월경 출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판다들의 생일이 이 기간에 몰려 있는 이유다.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도 모두 7월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2020년 푸바오 출산 당시 축적했던 번식 비결로 올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했다. 혈액·소변 검사 등 판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푸바오 때와 비교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기간을 정했고, 올해 2월 중순 판다 부부의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

 2021년 7월, 첫 돌을 맞은 푸바오(왼쪽)와 어미 아이바오. 에버랜드 제공





● 멸종 취약종 판다…출산 앞두고 전담팀 구성

판다는 평균수명이 약 20~25년 정도다. 현재 야생에서 1800여 마리만 남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판다를 멸종 ‘취약종’(VU)으로 지정한 희귀동물이다. 서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9개 나라에서 판다가 살고 있다.

갓 태어난 판다는 어른 판다 체중의 약 0.1%에 불과하다. 출산이 임박했을 때까지 정확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에버랜드 동물원은 푸바오 출산 때와 비슷한 행동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아이바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사육사와 수의사로 이루어진 전담 팀 구성해 실제 임신과 같은 수준으로 아이바오를 보살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아이바오를 외부 방사장 대신 전용 분만실에서 생활하게 하고, 24시간 모니터링해왔다.

‘판다 할부지’로 알려진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너무 기쁘다”라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피겠다”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쌍둥이 판다의 맏언니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 송영관 사육사. 에버랜드 제공







● 쌍둥이 판다 건강 관리 집중
푸바오는 생후 6개월경부터 판다 월드 방사장에서 팬들과 만났다. 이때가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며 외부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 시기다.

야생에서는 판다가 쌍둥이를 출산했을 경우 어미가 두 마리 모두를 키울 수 없어 한 마리만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판다 연구기지, 동물원 등 판다 번식 전문기관에서는 사육사들의 인공 포육 병행을 통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판다 월드 내실에서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돌볼 예정이다. 건강 상태와 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일반 공개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일반 공개 전까지 유튜브 ‘에버랜드’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및 팬 커뮤니티를 통해 쌍둥이 판다의 성장 과정과 판다 가족의 근황을 공개한다. 아기 판다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고객 이벤트와 프로모션도 전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에버랜드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아기 판다 인포그래픽. 에버랜드 제공




● 국내 유일 판다 체험 공간 ‘판다 월드’
에버랜드는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 등 판다 한 쌍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판다 월드’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동물 보전기관’으로 인증받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최근 에버랜드 동물원은 기린, 얼룩말, 큰고니 등 희귀 동물들이 연달아 태어났다. 여기에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판다 쌍둥이로 태어나면서 겹경사를 맞고 있다.

최근에는 ‘열성 팬’이 생길 정도로 푸바오를 중심으로 한 판다 가족이 화제다. 판다 월드 관람객이 늘어나고 판다 관련 상품 판매도 역주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판다 월드 누적 관람객은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쌍둥이 판다 출산은 한중 양국의 판다 협력 연구의 또 하나의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동물 관리 전문성과 번식 연구 등을 더욱 강화해 멸종위기 동물 종 보전을 위한 동물원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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