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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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로 돌을 의미하는 ‘Lithos’에서 유래한 리튬. 리튬 광물은 어떻게 해서 탄소중립 시대에 모든 경쟁 광물들을 물리치고 ‘적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리튬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가치 없는 원소였다. 반응성이 높아 자연에서 발견되기 쉽지 않고 여러 광물에 불순물로 섞여 있어 찾기가 더욱 어려웠다.
리튬은 화학적 성질 때문에 다루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산업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가벼우면서도 대용량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등장은 가히 ‘리튬 혁명’이라 불릴 정도다.
특히 원소 중 밀도가 가장 낮은 고체로 반응성이 높은 리튬의 특성 때문에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에 필수 배터리로 사용되고 있다. 또 탄산리튬은 유리나 도자기를 만들 때 모래의 실리카 성분을 녹이는 핵심 역할을 하고 윤활유로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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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우리나라 핵심광물의 보고(寶庫)인 중부권 및 동남권 지역의 휴폐광에서 리튬 광체를 찾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1960, 70년대에는 리튬 추출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리튬 원광석만 있으면 바로 리튬을 배터리 원료로 생산할 기술을 갖추고 있다.
국외 자원부국과 공동 연구 및 협력을 통한 리튬과 희토류 탐사·개발에도 나섰다. 연구원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대규모 탐사단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해 유망 광구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과 공동 연구를 통해 중국과 일본이 실패했던 리튬, 희토류 탐사 및 개발의 실질적 물꼬를 트기 위해 모든 연구자들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의 시대 핵심광물의 리드오프 역할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리튬. 필자가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2030 핵심광물 신공급망 구축’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2030년에는 대한민국이 핵심광물 확보 기술의 원천공급자로서 중국 등 일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옛(舊) 공급망을 넘어 새로운(新) 공급망의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선언적 의미와 대책이 아닌, ‘핵심광물 리튬 생산국 KOREA의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나의 리튬 사랑은 과학적 실천과 함께 계속될 것이다.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