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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이저 여왕’ 납시오… 홍지원, 2차연장서 끝내기 버디

입력 | 2023-06-19 03:00:00

한국여자오픈 3타 열세 뒤집기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로 장식
비거리 약점 정교함으로 이겨내
아마추어 김민솔 공동4위 기염



메이저대회에서만 2승… 축하 물세례 받는 홍지원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정상을 차지한 홍지원(위쪽 사진 가운데)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선 홍지원.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함께 경기를 한 선수들에 비해 드라이버 비거리는 20∼30m 짧았다. 다른 선수들이 웨지나 쇼트 아이언을 잡을 때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는 ‘거리’보다 ‘정확성’을 앞세운 홍지원(23)의 차지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 홍지원이 새 ‘메이저 여왕’으로 떠올랐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24), 김민별(19)과 동타를 이룬 홍지원은 연장 두 번째 홀 세컨드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였던 홍지원의 역전 우승이었다. 지난해 8월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억 원.

홍지원은 KLPGA투어의 대표적인 ‘단타자’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4야드(약 205m)로 기준을 넘은 122명 중 115위다. 이번 대회 3, 4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했던 김민별(248.9야드), 마다솜(244.1야드)에게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정확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페어웨이 안착률은 88.0%로 전체 1위다.

이런 강점이 있기 때문에 홍지원은 어려운 코스에서 자신의 진가를 곧잘 드러낸다. 지난해 한화클래식에서 그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정상에 올랐는데 이는 투어에서 7년 만에 나온 오버파 우승이었다. 홍지원은 “장타를 치는 선수들은 장타가 무기다. 나는 드라이버를 멀리 치지는 못하지만 더 뒤에서 치는 세컨드샷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 붙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 있게 플레이한다. 굳이 거리를 늘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연장 두 번째 홀도 그랬다. 18번홀(파4)에서 가장 먼저 티샷을 한 마다솜의 공은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갔다. 마다솜은 투온에 실패하며 우승 경쟁에서 먼저 탈락했다. 김민별은 드라이버샷을 잘 친 뒤 훨씬 짧은 거리에서 세컨드샷을 했지만 공이 홀 뒤쪽으로 흐르며 파 세이브에 그쳤다. 147m를 남겨두고 세컨드샷을 한 홍지원은 공을 핀 왼쪽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다. 홍지원은 “마침 공이 러프 위에 있어 롱 아이언으로 치는 게 더 나았다. 평소 드라이버가 짧아 롱 아이언을 많이 잡아서 그런지 롱 아이언을 잘 치는 편”이라며 웃었다. 홍지원은 “남들이 다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공략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코스가 더 좋다.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어 2년 차 마다솜과 신인 김민별은 공동 2위를 했다. 박민지(25)와 함께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마추어 김민솔(17)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