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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없어도 얼마든 가능”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김진호-김연주 씨의 우승 비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3-06-10 12:00:00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남녀부 그랑프리를 차지한 김진호  씨(오른쪽)와 김연주  씨가 포즈를 취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제공.

최근 보디빌딩과 보디피트니스 관련 많은 대회가 있지만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주최하는 대회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도핑테스트를 받고 있다. 스포츠 공정성을 훼손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선수는 절대 참가할 수 없다.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인정한 선수만 대한체육회 주최 전국체전,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주최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6월 2일부터 4일까지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대한보디빌딩협회 주최로 열린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에서 남녀 그랑프리를 차지한 김진호 씨(36·경기 광명시체육회)와 김연주 씨(47·울산광역시보디빌딩협회)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김진호 씨는 남자 90kg이상급에서 우승한 뒤 각 부문 챔피언들끼리 겨루는 그랑프리에서도 정상에 섰다. 김연주 씨는 여자 보디피트니스 –163cm급에서 우승한 뒤 역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남자 90kg이상급에서 우승한 뒤 대상까지 받은 김진호 씨가 아들 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제공.

김진호 씨는 꿈 많은 고교 시절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보디빌더가 동경의 대상이었고, 20년 가까이 근육을 만들어 최근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미스터코리아 대회는 물론 전국체전 보디빌딩대회를 직접 보며 “전국체전 무대에 서는 꿈을 키웠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헬스클럽에서 근육운동을 시작했고 20살이 되던 해부터 전국체전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선배들의 사진 및 동영상을 보면서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김진호 씨가 처음 전국체전 무대에 선 때는 2018년. 근육운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훨씬 넘어서였다.

“몸 좋고 운동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지역 예선부터 경쟁이 심했죠. 그리고 근육이라는 게 바로 키워지지 않더라고요. 근육만 키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일찍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도 있지만 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요즘은 50세 넘어서도 좋은 몸을 유지하는 분도 많아서 경쟁이 정말 치열합니다. 어느 정도 경력도 있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합니다.”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남자부 대상 김진호 씨(오른쪽)가 포즈 경쟁을 하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제공.

2018년 첫 전국체전 출전에 90kg 이하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9년 모처럼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직 금메달을 획득하진 못했다. 올 10월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다. 김진호 씨는 이번 미스터&미즈 코리아에서 그동안 출전했던 90kg급 이하가 아닌 90kg급 이상으로 출전해 우승했고, 그랑프리까지 차지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장점은 키우고 단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그동안 90kg급 이하로 출전하면서 체중을 많이 줄여야 했습니다.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근육 손실도 많이 일어나고 근육의 볼륨감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체중을 많이 줄이지 않아도 되는 90kg급 이상으로 출전했습니다.”

보디빌더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 보디빌딩 선수로 활약하려면 최소 5~7년 이상 운동을 해야 전국대회에서 입상이 가능하다. 하루 아침에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도 음식조절 등 끊임없이 관리하면서 하루 3~5시간 운동해야 한다. 김진호 씨는 “종목 특성이 있을 뿐이다. 다른 운동도 다 힘든 부분이 있다. 이런 상황을 이겨내야 살아남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진호 씨는 매일 3시간 이상 훈련하고 있다. 한두 시간은 웨이트트레이닝에 할애하고 1시간에서 1시간30분은 유산소운동을 한다. ‘근육이 잡혔는데도 유산소운동을 하느냐?’고 묻자 “지방도 계속 쌓이니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음식조절에선 지나친 절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지만 탄수화물도 섭취한다고. 물론 대회를 앞두고는 탄수화물은 절제한다.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여자부 대상을 받은 김연주 씨가 포즈를 취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제공.

김연주 씨는 2015년 10월 헬스클럽 관장의 권유로 한 대회에 출전해 3위를 한 것을 계기로 보디빌딩에 빠졌다. 당초 댄스스포츠를 전공했는데 결혼한 뒤 그만뒀고, 체중이 불어서 헬스클럽을 찾았고, 관장이 다이어트해서 대회에 나가보라고 했는데 덜컥 3위에 입상한 것이다.
“사실 댄스스포츠를 그만둔 뒤 무대가 그리웠어요. 보디빌딩대회도 무대에서 포즈를 잡으며 경쟁하잖아요. 그게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근육을 만들수록 제 몸이 달라지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번엔 이렇게 운동해볼까?하면서 상체와 하체를 나눠 다각도로 운동을 합니다.”

운동 열심히 하다 좀 먹으면 다시 살이 붙었다. 그런데 다시 운동하면 살이 빠지면서 몸이 다르게 바뀌어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에 재미가 붙어 오전 9시에 헬스클럽으로 출근해 점심 잠깐 먹고 오후 4시까지 운동했다. 체중을 10kg 이상 줄였다. 대회 직전엔 다이어트하면서 운동해야 하기 때문에 근육운동 하기 전에 비해 15kg 가까이 준 상태가 된다.

2023 미스터&미즈 코리아 여자부 대상을 받은 김연주 씨(왼쪽)가 포즈 경쟁을 하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제공.

김연주 씨는 전국체전 보디빌딩에 여자부가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조만간 시범종목으로라도 치러지면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게 목표다. 김연주 씨는 이미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19년 동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피지크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연주 씨는 최근 보니피트니스 부문으로 바꿨다.

보디빌딩 여자부는 여자다움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국제보디빌딩연맹(IFBB)은 2002년부터 보디빌딩 여자 부문의 심사기준을 여성미를 강조하는 식으로 바꿨다. 요즘 여성 보디빌딩은 근육질 몸매보다는 팔과 다리, 허리, 엉덩이, 가슴 등 부분별 근육을 통해 여성미를 더 부각시킬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에 따라 경쟁 부문도 세분했다. 전반적으로 여성성을 강조하면서도 근육질을 가장 강조하는 부문이 피지크이고 그 다음이 보디피트니스, 비키니피트니스 등의 순이다. 보디피트니스와 비키니피트니스는 피지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질을 덜 강조한다. 그러나 근육과 여성성의 조화를 중시하는 점은 같다. 부문별 경쟁 기준도 몸무게가 아닌 키로 정했다

김연주 씨는 당초 근육을 강조하는 피지크 부분에 출전하다 지난해부터 보디피트니스 부문으로 바꾼 것이다. 김연주 씨는 지난해엔 –163cm 부문에서 1위를 했지만 그랑프리는 차지하지 못했다. 올핸 그랑프리까지 차지했다.

김진호 씨와 김연주 씨는 각종 사설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세계반도핑위원회(WADA)의 기준에 맞춰 정직하게 땀의 결과로만 심판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