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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사망 고교생 추모꽃 버린 학교…“경비원 실수” 해명

입력 | 2023-05-31 10:25:00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숨진 고 김상연 군을 추모하는 꽃들이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는 모습. 독자 제공/뉴스1


지난 11일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숨진 김상연 군(18)을 추모하려고 시민들이 놓아둔 꽃을 학교 측이 폐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모꽃들이 종이상자에 담긴 채 쓰레기장으로 보이는 공간에 버려진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고(故) 김상연 군의 모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작성자는 ‘왜 국화꽃이 쓰레기통에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25일 김 군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휴 기간 학교를 찾아 김 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학교 경비실 앞에 꽃을 놓아두는 한편 내리는 비에 꽃이 젖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 놓기도 했다.

그러나 연휴가 끝난 이날 아침 추모꽃이 쓰레기장에서 발견돼 분노를 샀다. 특히 이날이 김 군의 생일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일부 누리꾼은 “오늘이 김 군의 생일이라던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학교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학교 측은 “일주일간 병가를 내 김 군의 소식을 알지 못한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면서 “현재는 원상 복구했다. 다른 직원이 정원수 앞에 다시 가져다 놨다”고 해명했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이날 출근한 학교 지킴이(경비원)가 경비실 근처에 놓인 꽃을 보고 쓰레기인 줄 착각하고 버린 것 같다”며 “학교 측은 지난 22일 김 군 사망 관련 아침 방송을 통해 애도식을 가졌고, 학교 일정 등도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유서와 수첩에 3년간 당해온 언어폭력과 따돌림 등 학폭 피해 기록을 남기고 지난 11일 천안 동남구 자택에서 숨졌다. 김 군 부모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돼 있는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교사를 경찰에 고소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