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숨진 고 김상연 군을 추모하는 꽃들이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는 모습. 독자 제공/뉴스1
지난 11일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숨진 김상연 군(18)을 추모하려고 시민들이 놓아둔 꽃을 학교 측이 폐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모꽃들이 종이상자에 담긴 채 쓰레기장으로 보이는 공간에 버려진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고(故) 김상연 군의 모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작성자는 ‘왜 국화꽃이 쓰레기통에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25일 김 군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휴 기간 학교를 찾아 김 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학교 경비실 앞에 꽃을 놓아두는 한편 내리는 비에 꽃이 젖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 놓기도 했다.
그러자 학교 측은 “일주일간 병가를 내 김 군의 소식을 알지 못한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면서 “현재는 원상 복구했다. 다른 직원이 정원수 앞에 다시 가져다 놨다”고 해명했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이날 출근한 학교 지킴이(경비원)가 경비실 근처에 놓인 꽃을 보고 쓰레기인 줄 착각하고 버린 것 같다”며 “학교 측은 지난 22일 김 군 사망 관련 아침 방송을 통해 애도식을 가졌고, 학교 일정 등도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유서와 수첩에 3년간 당해온 언어폭력과 따돌림 등 학폭 피해 기록을 남기고 지난 11일 천안 동남구 자택에서 숨졌다. 김 군 부모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돼 있는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교사를 경찰에 고소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