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뉴욕 중심 현지 네트워크 확대… 美 진출 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입력 | 2023-04-21 03:00:00

[한미동맹 70년]금융
우리-신한-하나-KB금융 등 사업 꾸준히 키워 순이익 증가
현지 금융 서비스-여신 제공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도와




국내 시중은행들은 선진 금융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금융당국의 내부 통제 등 규제 기준이 까다롭고 현지 금융업의 수준도 높아서 한국 은행들이 영업 기반을 넓히기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현지 한국계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금융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 미국 사업 급격히 키우는 시중은행들

국내 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최근 꾸준히 미국 지역에서 대출 자산과 순이익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미국 내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을 두고 있다. 이 은행의 총자산은 2020년 23억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1억1100만 달러로 2년 만에 3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320만 달러에서 2810만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작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69%, 연체율도 0.07%로 안정적이다. 1984년 설립된 우리아메리카은행은 2003년 미 팬아시아뱅크를 인수하는 등 규모를 확대해 현재 21개 지점, 4곳의 여신 전문 취급 출장소를 두고 있다. 현지법인 외에도 우리은행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두 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미국 현지법인 신한아메리카은행도 미국 금융시장에서 한인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 은행으로 로컬 한인은행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한아메리카은행은 1990년 옛 뉴욕조흥은행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동부(뉴욕·뉴저지주), 남부(텍사스·조지아주), 서부(캘리포니아주) 등 3개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총 15개 영업점을 확보했다. 기존 교민사회에서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한 리테일금융뿐 아니라 한국에서 북미권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전담 창구인 지상사전담센터(Korea Business Desk)를 설립해 이들 기업의 현지 기업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뉴욕지점과 KEB하나뱅크USA 등 총 8개 채널을 미국에 두고 있다. 이들 채널의 총자산은 2020년 36억2000만 달러에서 2022년 91억1300만 달러로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440만 달러에서 2690만 달러로 증가했고 지난해 대출금도 전년 대비 3억7400만 달러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향후 미국 사업과 관련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 대기업의 미국 투자 기회 모색을 돕고 한국계 우량 1, 2차 벤더의 미국 진출 및 투자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시장 투자 기회 발굴을 통한 자산 확대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도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영업 기반을 크게 확충하는 추세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의 대출 자산은 2017년 3억6000만 달러였지만 2022년에는 34억2000만 달러로 5년 만에 10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00만 달러에서 3600만 달러로, 직원 수는 18명에서 49명으로 각각 늘었다. KB국민은행 측은 “뉴욕지점은 1999년 설립됐을 때는 한국계 은행 가운데 가장 후발 주자였지만 지금은 독보적 선두 점포의 지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은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우량 기업에 여신을 제공하고 건설자금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지 대형은행과의 공동 신디케이션 주선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국내 기업의 美 진출 동반자 역할

KDB산업은행은 대출과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다양한 금융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1969년 뉴욕사무소를 개소한 산업은행은 1997년 뉴욕지점을 열었고 2020년에는 미국 내 법적 지위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시켰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이 33억8000만 달러로 2019년(22억1900만 달러)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기업대출과 유가증권 투자, 무역금융 등을 통해 자산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고객과 상품, 지역별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1990년 오픈한 IBK기업은행 뉴욕지점 역시 기업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북미권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하는 IBK 뉴욕지점은 최근에는 현지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IB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