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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8월까지 연장…“서민 부담 완화 우선 고려”

입력 | 2023-04-18 16:51:00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3.4.18. 뉴스1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4개월 더 연장된다. 8월 말까지 L당 200원가량의 가격 하락 효과가 이어지는 셈이다. 유류세 인하가 길어지면서 세수는 더 줄어들게 돼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31일까지로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기재부는 “OPEC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유류 가격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민 경제의 부담 완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다시 기름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유류세 인하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 연합체 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에 116만 배럴씩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17일 배럴당 85.93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10.1%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4개월 만에 다시 1600원대로 올라섰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L당 615원이 유지된다. 인하 전보다 205원(25%) 낮은 수준이다. 연비가 L당 10㎞인 차량으로 하루에 40㎞를 탄다고 하면 한 달에 기름값은 약 2만5000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도 L당 369원으로 212원(37%) 인하가 이어진다. 액화석유가스(LPG)부탄 역시 73원(37%) 떨어진 L당 130원이 적용된다.

유류세 인하가 4개월 더 지속되면서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정부가 유류세를 깎아주면서 덜 걷힌 세금은 5조5000억 원 규모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짤 때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해 줄어드는 세금을 감안했기 때문에 4개월 연장이 세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세수에는 빨간등이 켜졌다. 올 들어 2월까지 국세는 전년보다 15조7000억 원 덜 걷혔다. 목표로 잡은 전체 세금 중 실제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2월까지 13.5%였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06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연장 조치 종료를 앞둔 올 8월 초경에 단계적 정상화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