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전문가 “北 고체연료 ICBM, 러시아 도움 받았을 가능성”

 북한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1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3일 처음 시험발사한 고체연료 추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기술적 진전을 평가하면서 북한이 화성-18형을 개발할 때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화성-18형이 러시아의 ICBM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관련 기술을 협력하고 있거나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역으로 추적해 처음의 설계기법 등 자료를 얻어내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러 박사는 2단 액체연료 미사일이었던 ‘화성-17형’과 달리 ‘화성-18형’은 3단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이라면서 러시아 ICBM과 크기와 모습, 구성, 성능이 모두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 정황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필요에 의해 양국 간 미사일 분야 협력이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실러 박사는 북한이 이번에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은 발사시간을 단축할 중요한 기술적 진전이라면서도 북한의 위협이 크게 변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액체연료 기반 ICBM을 발사할 때도 사전 연료 주입체계인 ‘앰풀’ 방식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기존에도 ‘버튼만 누르면 발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이번 ‘화성-18형’ 시험발사 때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을 채택한 것도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짚었다.

콜드 론치 방식은 발사관에서 미사일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띄운 뒤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으로, 발사관의 손상을 줄여준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의 마사오 달그렌 연구원은 “북한이 수년 간 공언했던 고체연료 추진 방식을 실제 사용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동맹의 대응 능력 저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달그렌 연구원은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대에 세우고 연료를 주입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고, 빠른 반응 시간에 따라 발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군사적 이점이 있다고 짚었다.

또 이번 ‘화성-18형’ 발사는 “한국보다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북한의 고체연료 ICBM은 초기 시험 단계”라며 “실제로 더 많은 기술적 진전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도로 ‘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14일 밝혔다. 북한은 고체연료를 활용한 ICBM의 추가 발사 등을 거쳐 양산 단계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