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재석 256인, 참성 245인, 반대 3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3.4.13/뉴스1
1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신공항 설립과 광주 군공항 이전을 가능하도록 한 특별법을 합심해 처리했다. 이날 예정에 없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원포인트’로 연 여야는 정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두 특별법의 시행 일자를 공포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시켰다.
국회에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여야가 텃밭인 대구경북과 광주의 숙원 사업 처리를 위해서는 손을 잡은 것. 여야는 전날(12일)에도 선심성 지역 사업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기준 완화를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광고 로드중
이처럼 막대한 사업비로 인해 두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 법사위를 열고 두 특별법을 18분 만에 처리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공포 후 시행까지) 6개월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지만 여야는 이를 4개월로 단축시켰다. 이어진 본회의에서 양곡법 등을 두고 격하게 충돌했던 여야 의원들은 두 특별법에 대해서는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다.
여야의 이런 ‘선택적 협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과 광주 표심에 호소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도 동의하도록 광주 군 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을 연계해 법안을 발의하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고, 지난해 11월 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송갑석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나 두 특별법의 동시 처리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결과를 두고 여야 내부에서도 “포퓰리즘 합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여당 의원은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숙원 사업을) 바꿔치기, 포로 교환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2021년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이어 영호남의 민간 및 군공항 관련 특별법이 처리되면서 충남 서산공항 등 다른 지역의 요구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