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구설 지지율 하락 반면교사” 의원들에 SNS활동 자제 당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여당이 설화(舌禍)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를 계기 삼아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10. 뉴시스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권이 교체되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감옥에 갈 것’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거친 발언이 나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여권의 연이은 실책으로 우리가 지지율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헛발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의혹과 관련해 의원들의 과도한 추측성 발언은 자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도부의 메시지 수위도 조절하고 있다. 자칫 총선을 앞두고 “한미 동맹의 균열을 조장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한일 정상회담 이후 지도부가 앞장서 “이완용” “매국노” 등 자극적인 표현을 쓰며 대여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당내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서두르겠다. 대통령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간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검찰의 추가 체포동의안 요청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당이 분열하지 않는 모습만 보여도 지지율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