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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형편 어려운 예체능 꿈나무 성장 돕는다

입력 | 2023-03-31 03:00:00

후원기업 연결해 재능계발비 지원
103개 기업 동참, 135명 도움 받아



2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에서 정덕수 인천후원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직원들이 올해 사업을 협의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16년 결성된 인천후원회는 매년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를 위한 성금을 내놓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승우(가명) 군은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유 군은 그해 중등부 신기록을 경신했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남다른 노력이 더해져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가 받는 월급은 한 달에 200만 원 남짓했다. 유 군에게는 동생도 있어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벅차 선수생활에 필요한 장비 구입도 쉽지 않았다. 유 군의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지인들의 도움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7월부터 매달 50만 원을 재능계발비로 지원받고 있다. 지원에 힘입어 구슬땀을 흘린 결과 유 군은 지난해 한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 군은 “지금 받고 있는 소중한 도움을 잊지 않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가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재 양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30일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인천의 2021년 인구 대비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5.4%로 전국 평균(4.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한부모 가정 비율도 8.4%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 아동도 1만40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학업 성적이 우수하거나 운동이나 예술 분야에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도 생활형편이 어려워 중도에 꿈을 포기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본부는 2019년 7월부터 ‘인천의 인재, 인천이 키웁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재를 지원하는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을 시작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재능을 보이는 인재들을 뽑아 후원 기업을 연결해 1년 동안 600만 원씩 재능계발비로 지원했다.

지금까지 인천에 있는 103개 기업이 동참해 135명에 이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도움을 받았다. 인천시비전기업협회 소속 10개 기업은 매년 약 1억3000만 원을 기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박용덕 ㈜두용종합건설 대표는 첫해부터 동참해서 매년 1명씩 추가로 지원해 현재까지 모두 4명의 어린이, 청소년과 인연을 맺었다.

후원을 받은 청소년들은 저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피아니스트가 꿈인 중학생은 올해 서울의 한 예술고에 진학했고,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도 수리탐구대회와 코딩캠프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 테니스 국가대표가 꿈인 고교생은 올해 졸업한 뒤 실업팀에 들어가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서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장은 “소외 계층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꿈꾸는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나서 보살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