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산 방공호에서 드러난 유해발굴 전체 모습.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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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에서 한국전쟁 당시 학살당한 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8일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부역한 혐의로 희생당한 민간인들로 보이는 유해 40여 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당시 생생한 집단학살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발굴현장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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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공호에 무릎이 굽혀진 채로 매장된 유해.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현장에서는 A1 소총 탄피 57개와 탄두 3개, 카빈총 탄피 15개,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사용한 소총인 99식 소총 탄피 등도 다량 발굴됐다.
삐삐선이 감겨있는 채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들.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당시 희생된 주민은 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간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77명에 그친다.
공수리 지역은 지난해 5월 아산시와 아산유족회의 시굴 조사에서 유해 일부와 탄피가 확인되면서 유해 발굴이 가능한 곳으로 판단됐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지난 7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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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당시 온양경찰서 수사계에서 근무했던 임모 씨는 1기 진실화해위 조사에서 “매일 밤 트럭으로 40∼50명의 부역자를 처형장소인 성재산 방공호로 실어 가 처형했다”고 진술했다. 배방면사무소에서 일했던 맹모 씨는 “1·4후퇴 시기 배방지서와 면사무소에 부역자들을 색출하고 처형하라는 경찰서장의 지침이 하달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에 발굴된 유해들은 다음 달 중순까지 세척 등 수습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새지기 2지점에서 발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