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전원 모여 단지내 집회 관리소장 “갑질 주장 사실 아냐”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경비원 74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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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반장님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
20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머리가 희끗한 경비원들이 경비복을 입은 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밤샘 근무를 마친 이들을 포함해 이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74명 전원이 모였다고 한다.
집회에 참석한 경비원들은 경비원 박모 씨(74)가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아파트관리소장 A 씨의 도 넘은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11년 동안 일했지만 8일 경비반장에서 경비원으로 강등됐고 14일 ‘관리소장 A 씨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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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에선 A 씨로부터 이달 8일 해고 통보를 받은 미화원이 다음 날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경비원들은 “관리소장의 서슬 퍼런 칼질에 벌써 두 명의 피해자가 나온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A 씨와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경비원들의 주장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앞서 A 씨는 1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면서 “(근무 교대) 사진을 찍으라고 한 적이 없고 복장 상태와 친절도 등을 평가한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려는데 (일부에서) 악의적 소문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은 “사망자가 나온 만큼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그만두는 게 맞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비원 박 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을 두고 계속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여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조사 전속권이 있어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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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