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하네다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3.16. 대통령사진기자단
● 與 “미래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
이날 윤 대통령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배웅하느라 최고위원회의를 오전에서 오후로 미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은 안보위기와 경제위기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이번 윤 대통령 방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죽창가만 불러대며 반일 감정을 국내정치용으로 써먹기만 급급했던 민주당은 무책임한 반일 선동에 현혹될 국민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과거에 대한 정리를 가장 잘 한 것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오부치 선언이다. 그걸 계승해서 우리 미래에 방점을 두는 게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과업을 앞세워 민주당 비판에 응수한 것.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이 방치한 최악의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광고 로드중
● 野 “법치주의 능멸, 탄핵 사유”
반면 민주당은 “대(對) 일본 굴욕 외교를 중단하라”며 반일 공세에 당력을 총 집중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국민들이 걱정이 많다”며 “국민들의 자존심과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많은 성과를 얻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5명을 을사오적에 빗댄 ‘강제동원 계묘5적’ 피켓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일본 앞에서 윤 대통령은 스스로 강조해온 법치주의마저 능멸했다”며 “이는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강제동원 해법 즉각 철회”, “전범기업 배상이행 촉구”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상희 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장은 “굴욕 외교에 강력히 저항하기 위해 태극기를 들자”며 “역사를 팔아 미래를 살 수 없다”고 말했다.이날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결의문도 발표했다. 원전 사고 기억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염두에 둔 행보다.
민주당은 반일 공세를 국회 바깥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윤 대통령 방일 기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인다. 윤 대통령 귀국 다음 날인 18일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등으로 인한 당내 분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여권을 향한 총공세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광고 로드중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