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숙적’ 일본과 만나는 이강철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호주전에서 뼈아픈 장면을 연출한 강백호(KT 위즈)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
이강철 감독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2차전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강백호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호주전에서도 강백호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할 생각이었는데, 좌우 조합을 고려해 뺐다”며 “일본에서 (우투수인)다르빗슈 유가 선발로 나오고, 강백호의 타격감이 좋아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 9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7-8로 석패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1차전을 잡아 8강 안정권에 든 뒤 부담을 덜고 일본을 만나겠다는 계획은 틀어졌다.
호주전에서 7회말 대타로 나선 강백호는 2루타를 때려낸 후 세리머니를 하다가 아웃을 당하는 황당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이 감독은 “강백호에 대한 질문을 자제해달라. 앞으로 경기를 해야하는데, 자꾸 언급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감쌌다.
이날 일본전마저 패배하면 한국의 8강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진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일전에 대해 “정신력과 정신력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이 감독은 “구리야마 감독님이 말씀을 잘 하셨다”며 “한일전을 할 떄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2009년 이후 14년 만에 WBC 정상을 꿈꾸며 최강 전력을 구축한 일본은 꺾기 쉽지 않은 상대다.
가장 경계하는 선수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꼽은 이 감독은 “일본의 경기를 보니 우연치 않게 오타니 선수 앞에 찬스가 많이 가더라. 실점을 줄이려면 오타니 선수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첫 과제”라고 밝혔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