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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 강습중 뇌사…30대 영어강사, 5명에 새삶 주고 하늘로

입력 | 2023-03-08 13:53:00

8일 전남대학교병원은 노연지 씨(33)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나면서 5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 제공


뇌사판정을 받은 30대 영어강사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8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노연지 씨(33)는 지난해 12월 10일 광주의 한 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 강습을 받던 도중 심정지 상태를 겪어 119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전남대병원에 전원됐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같은 달 21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노 씨는 이튿날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 입원 중인 환자 5명에게 간장, 신장, 췌장 등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족은 수년 전 장기기증을 서약한 노 씨의 뜻을 존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평소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했던 노 씨는 교재를 만드는 회사에 근무하다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영어강사로 이직했다.

노 씨 어머니는 “딸의 장기를 기증받은 분 중 1명이 1~2세가량의 어린아이라고 들었는데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기증받기 위한 대기자가 엄청 많다고 들었다”며 “비록 내 딸은 하늘나라로 갔지만 딸의 일부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저와 비슷한 처지인 다른 분들도 좋은 결정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