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뒀다. 그 회사가 수입해 판매하던 스포츠용품 브랜드 ‘브룩스’ 사업 팀장을 맡아 달리기 시작했고, 회사와 계약이 끝나면서 그 브랜드를 국내에 계속 팔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송주백 런컬렉션 대표(49)는 어느 순간 ‘달리기 전도사’로 변신했다.
송주백 대표가 지난해 JTBC 마라톤에 출전해 즐거운 표정으로 달리고 있다. 송주백 대표 제공.
달리기의 ‘진정성’이라고 할까. 달리니 그들도 인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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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춘천마라톤에 출전해 회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송주백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송주백 대표 제공.
“풀코스를 계속 뛰고 싶었는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달릴 수 없었죠. 그래서 혼자서 버추얼 레이스를 2회 정도했죠. 그리고 지난해 10월 시카고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3시간41분에 완주했죠. 그리고 11월엔 JTBC 마라톤에서 런업 회원들 4시간 페이스메이커로 활약했습니다.”
송 대표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 측에서 5년 계약을 끝으로 수입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했는데 회사가 너무 수익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고 했다. 브룩스는 2006년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돼 ‘워럿 버핏 운동화’로도 불린다. 송 대표는 전 회사 브룩스팀 시절 단일 브랜드로는 드물게 브룩스의 국내 매출을 수년 만에 100억 원대로 성장시켰다.
송주백 대표가 지난해 열린 춘천마라톤에서 질주하고 있다. 송주백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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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백 대표가 지난해 10월 시카고마라톤을 완주한 뒤 기념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송주백 대표 제공.
2019년 뉴욕마라톤 출전 때 가족 모두가 함께 가 미국 뉴욕을 구경했다. 올 9월엔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한다.
송 대표가 자주 달리는 곳은 서울 여의도 공원. 그는 “장거리를 달릴 때는 여의도 공원이 좋다. 장거리를 달리려면 중간에 물을 마셔야 하는데 여의도 공원은 한바퀴 2.5km라 물을 놓고 주기적으로 마시면서 달릴 수 있어 좋다. 마라톤 풀코스 준비하는 달림이들은 일요일 여의도 공원에서 20~30km를 달리는LSD(Long Slow Distance)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턴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2월 4일 경북 울릉도에서 열린 OSK 트레일러닝이 첫 대회 출전이었다. 트레일러닝도 트레일러닝화를 알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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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백 대표(오른쪽)가 2월 4일 열린 OSK 울릉도트레일러닝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송주백 대표 제공.
송 대표는 유튜브 ‘런업 TV’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인 러닝 크루와 주요 러닝 대회, 스포츠 브랜드 러닝화 리뷰 등 달리기에 대한 정보를 주는 채널이다. 맘껏 달리며 러닝 비즈니스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표방한 모토는 ‘Run Happy(행복하게 달리기)’다. 일반인이 즐겁게 달리기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