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파우스트’ 내달 31일부터 공연 유인촌-박해수 단일 캐스팅 열연 柳 “개막직전까지 고민스런 배역”
연극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역을 맡은 유인촌(왼쪽)과 메피스토를 연기하는 박해수가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미소지으며 마주보고 있다. 뉴시스
“파우스트는 사실 ‘흉내’라는 연기의 영역으로 닿을 수 없는 배역입니다. 개막 직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할 겁니다.”(유인촌)
“즐거운 악몽(?) 같은 작품이에요.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박해수)
연극 ‘파우스트’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독일 문호 괴테의 희곡이 원작인 이 작품은 배우 유인촌(72)과 박해수(42)가 각각 파우스트 박사 역과 악마 메피스토 역으로 호흡을 맞춰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LG아트센터 서울이 마곡으로 이전한 후 처음 선보이는 제작 연극이기도 하다. 작품은 선악이 공존하는 존재인 인간이 악마와 계약하며 좌절하고 또 극복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4주간 단일 캐스팅으로 공연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에서 활약한 박해수는 ‘2018 이타주의자’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2007년 연극 ‘최강 코미디 미스터로비’로 데뷔한 뒤 연극계 간판 배우로 활약했다. 그는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고전극으로 관객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데서 재미와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오이디푸스 역과 맥베스 역을 연기했다.
박해수는 2012년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데뷔 50년 차 배우인 유인촌과 함께 투톱 주연으로 연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유인촌 선생님의 연기를 보며 자랐습니다. 첫 리딩 때 선생님의 대사를 듣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선생님이 ‘기쁨’과 ‘환희’라는 단어를 읽는데 장음과 단음, 고저 등이 기쁨과 환희를 안겨줬죠. 곧바로 녹음기로 대사를 읊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녹음했어요. 공부하려고요. 하하.”(박해수)
이를 듣던 유인촌은 “세대가 다른 배우들이 한데 모인 작품은 서로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이번 작품 역시 박해수 씨를 비롯해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표현방식을 보며 저 역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