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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 유럽파 류은희 “축구처럼 빅리그 도전으로 성장을”

입력 | 2023-02-20 03:00:00

세계최고리그 헝가리서 맹활약
최근 소속팀과 2년 연장 계약
“한국선수들 유럽서 충분히 통해
몸으로 부딪혀야 경쟁력 갖출것”



핸드볼 국가대표팀 ‘에이스’ 류은희는 유럽 여자 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한국 선수다. 세계 최고 레벨로 평가받는 헝가리 리그의 죄리 소속인 류은희는 한국 핸드볼도 축구처럼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많아지면 국제 대회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죄리(Gyori Audi ETO KC) 제공


“한국 축구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빅리그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부딪치며 성장한 선수가 많아 카타르 월드컵 16강도 가능했다고 본다. 한국 핸드볼도 많은 선수가 큰 무대에 도전하고 성장해 가면 다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 중 유일하게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은희(33)는 최근 본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유럽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매일 성장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은희는 8일 소속팀 죄리(헝가리)와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최장 2025년까지 헝가리 무대에서 뛰게 됐다. 죄리는 계약 연장을 발표하면서 “류은희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상대를 영리하게 파악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헝가리 여자 핸드볼 리그는 유럽핸드볼연맹(EHF)이 발표한 유럽 리그 랭킹에서 최근 3년 연속 1위를 했다. 죄리는 헝가리 리그(16회)와 컵대회(15번)에서 모두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죄리는 유럽 최강의 클럽을 가리는 EHF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5회 우승을 기록 중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류은희는 2021∼2022시즌 죄리에 합류하자마자 팀의 주축 라이트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팀도 3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류은희는 팀이 4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이번 시즌 EHF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까지 총 11경기에 출전해 26골, 24도움을 기록 중이다. 도움은 팀 내 3위다.

헝가리 리그와 EHF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류은희는 “많은 경기를 뛰어도 힘들지 않다. 체계적인 관리로 몸이 좋아져 이제 테이핑도 잘 하지 않는다”며 “어려움에 부딪힐 때 해법을 찾을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류은희는 지난해 12월 4일 서울에서 일본과 맞붙은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 ‘여유’가 무엇인지 이미 증명해 보였다. 한국은 당시 10-16으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지만 연장 승부 끝에 34-29로 승리했다. 류은희는 이날 19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에서 19골을 넣은 건 처음이었다”는 류은희는 “한국과 유럽 스타일의 핸드볼을 모두 할 수 있게 된 게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죄리) 동료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은 빠르고 지능적인 핸드볼을 해서 유럽에서 충분히 통할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언어, 문화 등 적응 문제가 있겠지만 (유럽 진출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이 마지막이다. 당시 한국 여자 대표팀 선수 14명 중 5명이 유럽파였다. 이번 시즌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한국 여자 선수는 류은희뿐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