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욕실 등 ‘부분 시공’ 늘어 창호에 필름 부착 ‘리폼 인테리어’도 수리 잘된 곳 전세 보증금 1억 높아
경기 용인시 입주 5년 차 대단지 아파트를 보유한 A 씨는 최근 인테리어 업체에 부분 공사를 의뢰했다. 대규모 단지로 전세 매물이 여러 채 쏟아지며 세입자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져서다. 그는 “신축에 가깝지만 주방 교체나 필름 리폼을 안 하면 전세가 안 나간다고 해서 디자인 요소는 최대한 줄이고 주방 수납공간 연장 등을 하는 기본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했다”고 했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난’이 심화하자 세입자를 모시기 위한 이른바 ‘세입자용 인테리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만큼 ‘가성비’를 중시해 주방, 욕실 등 필요한 곳만 수리하는 ‘부분 시공’ 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8일 한샘에 따르면 전체 리모델링 매출에서 ‘올수리’(집 전체 수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로 전년(42%)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부분 공사 비중은 58%에서 70%까지 12%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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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5년 차 아파트를 전세 놓으며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며야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서 체리색 몰딩을 화이트 톤으로 바꾸기만 했다”며 “공사 후 한 달만에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전세 시장이 세입자 우위로 바뀐 만큼 리모델링 여부가 중요 기준이 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준공 20년 차 아파트 단지에서 전세 매물 30여 건 중 12건이 ‘인테리어 완료’를 내걸고 있다. 수리가 잘된 곳은 전세 보증금(111㎡ 기준)이 1억 원 높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테리어가 잘된 곳부터 전세 계약이 먼저 체결되는 추세”라며 “최근 전세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세입자는 전세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수리가 잘된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했다. 세입자용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나자 한샘, 현대리바트, LX하우시스 등도 거실, 주방, 현관 등 특정 구역만 공사하는 등의 전용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