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공동 교신저자)·박영재(공동 제1저자) 교수팀이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경화증 환자의 혈액면역세포를 쥐에 주입해 환자의 면역상태를 반영하는 전신경화증 아바타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정상인 혈액을 주입한 동물 대비 전신경화증 환자의 혈액을 주입한 동물은 전신경화증이 나타나고 심화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의과대학 류마티스 연구센터 조미라 교수(공동 교신저자)·박민정 박사(공동 제1저자)의 공동 연구 결과다.
전신경화증은 손, 발, 피부, 전신의 여러 장기가 딱딱해지는 섬유증이 발생한다. 내부 장기의 광범위한 섬유화가 특징인데 폐 섬유화가 진행됐을 때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 약물이 없었다.
광고 로드중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 전신경화증 환자 혈액 면역세포를 이식한 결과 자가면역 질환을 가진 사람의 세포(면역림프구)가 동물 조직에 자리 잡고 생착한 것이다. 이후 동물 피부와 폐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를 직접 확인해 자가면역증 환자의 섬유화를 예측할 수 있는 동물모델로 입증했다.
정상인 혈액 투여 동물과 환자 혈액 투여 동물은 전신경화증 지표인 피부와 폐에서의 섬유화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환자 혈액 이식 모델의 피부와 폐의 섬유화 지표(α-SMA, VEGF, CTGF, caspase-3, endothelin-1)가 정상인 대비 모두 증가했다.
자가면역질환에서 섬유화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인자로 알려진 TH17 세포와 IL-17 사이토카인이 환자 혈액을 주입한 동물의 피부와 폐 조직에서 정상인 혈액 동물 대비 증가한 것도 확인했다.
이후 동물 모델에 섬유화를 유도하는 사이토카인 억제 약물이나 섬유화가 진행되는 정도를 조절하는 신호 조절 약물을 투여한 결과 면역세포 섬유화 진행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광고 로드중
박성환 교수는 “일반적인 동물 모델에서 약물 효과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이번 연구 결과는 전신경화증 환자의 혈액이 이식된 쥐에 환자의 면역체계가 반영됐고 치료 약물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면역체계 반영을 통해 약물의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매우 중요하며 향후 환자에 직접 약물 투여를 하기 전 아바타 모델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약물 효과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실험 및 분자의학회지(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172) 2022년 9월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