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물류 효율화 주력 20명이 하루 2만개 배송상품 처리 신선식품 재고 줄이려 AI 고도화 날씨 등 외부요인 수요예측 반영도
이달 20일 오전 경기 하남시 이마트 매장 뒤편의 SSG닷컴 물류센터인 PP센터. 300여 개의 박스가 층층이 쌓인 선반들 사이로 ‘삑삑’ 바코드를 읽는 소리가 연신 울렸다. PP센터는 전국 100여 개 이마트 후방 공간에서 SSG닷컴 온라인 주문 상품을 집품(피킹), 포장(패킹)하는 곳이다. 일일배송 1500∼2000건을 소화하는 하남 PP센터는 피킹 직원 13명이 1인당 하루 800개 이상의 물건을 꺼내 온다. 물건을 박스에 담는 포장 라인엔 단 6명뿐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속도전’이 ‘물류 효율화’로 진화하고 있다. 물류 시스템 고도화가 온라인 장보기(식품 배송)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 팽창하는 온라인 식품 시장…물류 기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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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SG닷컴은 자동화율 80%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와 함께 기존 이마트 매장과 인력을 활용한 ‘도심형 PP센터’의 효율성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작업자 대부분이 4050 여성인 점을 고려해 게임하듯 쉽게 작업할 수 있는 ‘자동화 반지’ 장치를 개발했다. 이후 전국 PP센터 일일배송 건수는 2021년 6만 건에서 지난해 7만5000건 수준으로 25% 증가했다. 네오와 합치면 하루 15만 건, 240만 개의 상품을 처리하고 있다. PP센터 관계자는 “디지털 분류 시스템(DAS)과 mPDO 도입으로 물류 생산성이 30% 이상 증가했다. 근로시간이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었는데도 처리 능력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 재고 감축 위한 물류테크로 진화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오아시스마켓은 60개 직영 매장을 통해 새벽배송 재고 폐기율 ‘0%대’를 유지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오아시스루트’ 시스템을 통해 400명이 일일 3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며 효율을 높이고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상품 관리 능력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경쟁사 중 가장 많은 6구간 시간 지정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재고 소진이 어려운 업체들은 신선식품 폐기율을 줄이기 위해 수요 예측을 고도화하고 있다. 직매입의 경우 못 팔수록 손실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로켓프레시를 운영하는 쿠팡은 수년간 쌓인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수요 예측을 고도화함으로써 지난해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2021년 대비 50% 줄였다. 농수산물 생산단지에서 곧바로 출하하는 산지직송 시스템을 통해 현지 설비를 활용하는 묘안도 도입했다. 마켓컬리는 데이터 예측 고도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2배로 늘리고 인플레이션, 날씨 등 외부 요인을 수요 예측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대면 구매 편의성으로 엔데믹에도 온라인 장보기 사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은 물류테크 및 데이터 처리 사업으로 진화해 과거와 전혀 다른 신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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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