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수급 개선되며 차량생산 증가 SUV 등 고부가 차량 판매도 늘어” 작년 매출 21%-영업익 47% 증가 올해는 환율하락-시장침체가 변수
광고 로드중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3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연간 기준 실적도 사상 최대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회복됐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6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38조5236억 원, 영업이익은 119.6% 증가한 3조359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기존 매출액과 영업이익 최고 기록은 각각 지난해 3분기(7∼9월)의 37조7054억 원과 같은 해 2분기(4∼6월)의 2조9798억 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42조5275억 원으로 전년 동기(117조6106억 원) 대비 2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조8198억 원으로 전년(6조6789억 원)보다 47.0%나 뛰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6.9%는 2015년(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광고 로드중
여기에 수익성이 높은 SUV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51.5%까지 올라오며 2021년(47.3%)보다 더 높아졌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전기차는 1년 전보다 48% 늘어난 20만9000대가 팔렸다.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60원까지 치솟은 점도 일시적으로는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전체 판매 대수를 유지한 가운데 SUV와 전기차 등 비싼 차 판매 비중이 높아져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른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432만 대를 팔아 매출 성장률 10.5∼1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전기차 판매량은 33만 대로, 전체 차량 대비 비중을 7.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시행으로 인한 타격은 보조금 지급 대상인 리스 차량 판매 비중을 30%대로 늘리고,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타개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올해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한 데다 글로벌 시장 침체로 차량 구매 수요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올해 영업이익률이 6.5%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