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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자유로움 놀라워” “백희나 완결성 탁월”

입력 | 2023-01-16 03:00:00

그림책 작가 백희나-이수지 첫 대담



이수지 작가(왼쪽)와 백희나 작가는 14일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그림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독자로 아우르는 야심 찬 매체”라고 했다.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유튜브 캡처


“(이수지 작가의 작품에서) 굉장한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글 없는 그림책을 보는 독자들에게 자율성을 갖게 해주는 것 같아 놀라워요.”

“(백희나 작가의 작품이) 각 페이지마다 지닌 완결성은 제가 늘 반성하는 부분이에요.”

한국 그림책의 대표 작가인 백희나(52), 이수지(49)가 만나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주최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 속의 한국 그림책: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하는가’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두 작가가 대담을 한 건 처음이다. 이 작가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다. 백 작가는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2020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받았다.

백 작가는 “아이들은 책을 차례대로 읽지 않고 확 펼치기도 해, 장면마다 완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작가는 캐릭터 인형과 소품을 직접 만들고 사진으로 촬영해 각 장면을 입체적이면서도 생생하게 구현한다. ‘구름빵’(2004년), ‘장수탕 선녀님’(2012년), ‘달 샤베트’(2014년), ‘알사탕’(2017년)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가는 “다양한 요소가 쌓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효과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했다. 현실과 거울, 해변과 바다, 실체와 그림자 등 경계를 통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경계 그림책 3부작 ‘거울 속으로’(2003년), ‘파도야 놀자’(2008년), ‘그림자 놀이’(2010년)가 대표적이다.

두 작가는 서로에 대해 “창작 방식은 달라도 동시대 작가여서 좋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성격유형검사(MBTI) 결과마저 완전히 다르다”며 웃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 작가는 “그림의 힘이 밀고 가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라는 매체에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백 작가는 “많은 인력과 자원, 기술이 필요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의 한계에 부딪혀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그림책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세계의 민담에 관심이 많은 이 작가는 “그림책 작가 15명이 모여 옛이야기를 우리 관점에서 살펴보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작가는 “바비 같은 인형으로 연속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위한 모험”이라고 했다. 이어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영웅 캐릭터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