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의선 “물 고이면 썩는다” 변화 통한 도약 강조

입력 | 2023-01-04 03:00:00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서 신년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진행된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전기차 시대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화성=뉴시스


“물이 고이면 썩는다.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회 겸 타운홀 미팅(전사 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새해 메시지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경영 캐치프레이즈로 소개한 정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임직원들을 앞에 두고 직접 ‘고인 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함으로써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대면 형식의 신년회를 진행했다. 특히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연 것도, 타운홀 방식을 채택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새해 첫 근무일을 3일로 정하고 있어 다른 대기업보다 하루 늦게 신년회를 열었다.

정 회장은 회색 니트, 진회색 면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입장했다. 오프닝 영상을 시청한 정 회장이 “음악이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아 좋다” “올해 벌써 떡국 세 그릇 먹었다”며 농담을 건네자 현장에 모인 임직원 600여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정 회장은 먼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점 등을 짚었다. 정 회장은 “올해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해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소프트웨어(SW)가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조직 문화 등 시스템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레벨5 차량에는 반도체 약 2000개가 들어간다”며 “현대차에 없는 (꼼꼼하게 제품을 만드는) 문화는 반드시 만들어서 가야 한다. 꼼꼼하게 해나가면 전자 회사,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보다 치밀한 종합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이던 시절인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서 혁신의 방해물로 지적한 ‘사일로 현상’(조직 간 벽이 높아 소통이 안 되는 것)의 타파도 다시 언급했다. 젊은 세대의 의견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게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저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같던 때가 있었다. 젊은 세대가 경청만 하던 시대는 바뀌었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인가, 귀를 막고 있는 사람인가도 인사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 문화, 능력이 존중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환경 조성”도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올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회장은 결국 미래 기술과 인재가 위기를 돌파할 핵심 키워드라고 보고 있다. 이번 신년회도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젊고 도전적이며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과 정보기술(IT) 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정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과 사장단은 이날 타운홀 미팅을 마친 뒤 직원들의 ‘셀카’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회장은 이어 남양연구소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격의 없는 모습으로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화성=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