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순방 관련 브리핑서 밝혀
尹, 순방 마치고 귀국… 이상민에 “고생 많았다”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환영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 관련 책임론이 불거진 이 장관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성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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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그 해법을 ‘한두 개’ 수준으로 좁히는 등 논의를 진전시켰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조속히 문제를 매듭짓자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양국 정상이 단순히 물꼬를 트는 것을 넘어 현안 해결을 위한 분명한 의지까지 확인했다는 것. 이에 실무 및 고위급 협의를 병행해 빠르면 연내 돌파구 마련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 강제징용 문제 “속히 매듭짓자는 분위기”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관계자가 언급한 ‘한두 개의 해법’에는 행정안전부 산하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활용하는 안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채무자(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 기업)의 채무를 제3자인 이 재단이 기금을 만들어 대신 갚아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자는 우리 제안에 일본 측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제징용 협의를) 더 속도감 있게 진행시켜서 이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일 관계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양 정상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힘을 보태자는 그런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속도감’을 두곤 “간극이 많이 좁혀졌으니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서 문제를 속히 매듭짓자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기투합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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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북핵 문제 견해차만 확인
윤 대통령은 4박 6일간 이어진 이번 동남아시아 순방 중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집중 도발 및 임박한 7차 핵실험에 맞서 대응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한미일 협력의 가장 중요한 분야는 대북 공조”라며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순방 성과 중 하나로 내세웠다. 또 “미국은 확장억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며 “3국 정상은 북한 미사일 관련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의향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선 핵심 현안인 북핵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이 남북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만 한 것.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정상 차원의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경제안보대화’ 신설에 합의하는 등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이 핵심 광물 등을 전략자원화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등 행위에 나설 경우 보조를 맞춰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중국의 반발은 향후 걸림돌이다. 당장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정치화하고 범(汎)안보화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 보복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적 강압 조치에 대해 한미일이 함께 대응해 나간다는 일종의 상징적, 실질적 조치로서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한 것”이라며 “한미일이 중국에 초점을 맞춰서 과녁을 겨눈다는 그런 식의 해석은 조금 피해 주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