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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처우 개선하라”…쿠팡 3개사 노동자, 1년 만에 공동행동

입력 | 2022-10-27 16:03:00


라이더 유니온 쿠팡이츠 라이더들이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쿠팡물류, 쿠팡배송, 쿠팡이츠 배달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공동 행동에 나섰다. 쿠팡 산하 3개사 노동자들이 한목소리로 회사를 상대로 투쟁에 나선 것은 약 1년 만이다.

27일 오후 쿠팡물류센터지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쿠팡이츠협의회) 라이더유니온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3개 노조 2차 공동행동’을 열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노조할 권리를 요구하며 지난 6월 쿠팡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쿠팡 측이 본사 입구를 막은 지난 7월부터는 본사 건물 앞에 천막을 치고 127일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쿠팡에서 노동조합을 하기가 힘들다”며 “노동조합이 쿠팡에 제출한 요구안 중에 쿠팡이 단 하나라도 수용한 조항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노조권과 휴게 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13개월 동안 15차례에 걸쳐 회사와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박 부위원장은 “본사 안에 있을 때는 (본사가) 무엇인가 해줄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전혀 없다”며 “추가 교섭 석상에서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면 다시 본사 안으로 들어가는 결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배달 노동자 단체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기사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2.4.27/뉴스1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지부, 쿠팡이츠협의회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지난달 30일 쟁의권을 확보했다.

쿠팡이츠협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2개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권 행사를 결정했다. 쿠팡이츠 협의회는 현재 투표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배송 노동자가 소속된 쿠팡지부는 적정 물량 설정,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4년간 96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진영 쿠팡지부장은 “우리 3사 노동자는 업무환경도 급여 체계도 모두 다르지만, 회사의 태도와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잘못됐기에 뭉쳤다”며 “쿠팡지부는 회사와 무려 96번이나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지만 시원한 해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성장했고 물가가 상승했으니 어느 정도 임금을 보전해달라는 요구”라며 “쿠팡노조는 8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인 쿠팡 노동자들은 ‘노조할 권리 쟁취하자’, ‘말로만 정규직 고용안정 보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쿠팡이츠는 낮은 기본 배달료 탓에 많은 노동자가 이탈하고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며 “가게에서도 쿠팡이츠 콜이 빠지지 않고 남아 소비자에게 (음식이) 전달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쿠팡이츠협의회는 기본 배달료 인상, 복리후생 제도, 배달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하며 14개월 동안 24차례에 걸쳐 회사와 교섭을 벌였다. 위 회장은 이어 “기본 배달료를 올려야 라이더가 돌아온다고 수천 번 이야기했지만, 경영진은 듣지 않았다”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들어달라”고 말했다.

쿠팡 3개사 노동자들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13일 1차 결의 대회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쿠팡 노동자들은 배달 오토바이와 도보로 쿠팡 본사에서부터 잠실역 일대를 행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