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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사상 첫 ‘반쪽 시정연설’…박수 19번, 밖에선 野 고성

입력 | 2022-10-25 11:24:00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이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 속에서 치러졌다. 여당 석을 가득 메운 국민의힘 의원들은 19차례 박수로 윤 대통령의 연설에 화답했지만, 169석 민주당이 전원 불참하면서 여야 온도 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들으며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윤석열, 윤석열” 두 차례 연호했으나,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는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과 고함소리가 혼재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경제 13차례, 국민 9차례, 안보 7차례, 약자 7차례, 청년 6차례, 성장 5차례, 민생 4차례씩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다”며 국회의 ‘협조’와 ‘협력’을 3차례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떠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힘을 줄 때마다 19차례에 걸쳐 긴 박수갈채를 보냈다. 첫 박수는 윤 대통령이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을 때 나왔다.

윤 대통령이 ‘건전 재정 전환’ ‘국회 협력 촉구’ ‘약자 복지 추구’ ‘글로벌 리더 국가 책임 강화’ ‘한부모 자녀 양육 지원 대상 확대’ ‘과학기술 및 중소·벤처기업 지원’ ‘원전 수출 및 차세대 기술 지원’ 등을 언급한 대목에서도 여당 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야당석으로 먼저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여당석으로 향하자,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이 윤 대통령을 향해 몰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윤 대통령은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의 어깨를 두드렸고, 두 사람이 잠시 귓속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한편 이날 연설은 민주당의 ‘보이콧 선언’과 항의·규탄 시위로 헌정사상 첫 ‘반쪽 시정연설’로 남게 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야당탄압 중단하라! 국회무시 사과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해 불참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40분쯤 국회 본관에 도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민주당 의원들 앞을 막아서자 일부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경호원과 보좌진에게 비켜설 것을 요구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보이콧하기 위해 본회의에 아예 불참하는 초강수를 두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 중간에 퇴장한 사례는 있지만 ‘전면 불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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